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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속 광우병의 재등장, 단순한 우연일까?

by 머니생활IN 2025. 8. 4.

기후위기 속 광우병의 재등장, 단순한 우연일까?
기후위기 속 광우병의 재등장, 단순한 우연일까?

기후위기 속 광우병의 재등장, 단순한 우연일까?

최근 들어 광우병(BSE, 소해면상뇌증)에 대한 뉴스가 다시 언급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게 아직도 있나?" 하고 의아해하실 수도 있지만, 사실 이 질병은 완전히 사라진 적이 없습니다. 다만 사회적인 관심에서 멀어졌을 뿐이죠.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기후변화가 심각해질수록 가축 질병의 발병률도 높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기온 상승은 단순히 더위를 유발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동물들의 면역력을 약화시키고, 바이러스와 박테리아가 살아가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줍니다. 소의 경우, 고온 스트레스를 받으면 소화 기능이 떨어지고, 이에 따라 단백질 대사나 신경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데요. 광우병은 뇌 조직이 스펀지처럼 구멍이 생기는 병이기 때문에, 원래부터 면역계나 신경계에 이상이 생기면 더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전 세계적인 사료 수급 문제가 기후 문제와 맞물리면서, 과거처럼 비정상적인 사료가 다시 사용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예전 영국에서 광우병이 창궐했던 배경 역시, 육골분 사료(죽은 소의 단백질을 다시 소에게 먹이는 구조) 때문이었죠. 지금도 일부 저개발 국가나 규제가 느슨한 지역에서는 유사한 일이 반복될 가능성이 큽니다.

단순히 질병의 문제가 아니라, 기후위기와 먹거리 안전이라는 더 큰 흐름 속에서 우리는 광우병 같은 문제를 다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기후변화가 가축 질병을 더 빠르게 퍼뜨리는 이유

기후 변화가 왜 가축 질병을 유발하거나 확산시키는지를 이해하려면 몇 가지 과학적 요인을 살펴봐야 합니다.

첫째, 기온 상승은 바이러스와 박테리아가 번식하기 좋은 환경을 만듭니다. 특히 평균 기온이 높아지면, 해충이나 병원균의 생존력이 강해져 가축 사이에서의 전염성이 증가하죠. 예를 들어, 일본뇌염을 옮기는 모기나, 구제역 바이러스는 온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광우병은 전염 경로가 좀 다르긴 하지만, 똑같이 기온 상승과 스트레스를 통해 면역이 약해지면 발병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둘째, 사료 문제입니다. 기후위기로 곡물 가격이 오르면, 사료 원가도 함께 상승합니다. 이로 인해 일부 농가나 축산업체는 값싼 대체 사료를 찾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비위생적이거나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재료가 포함될 위험이 커지죠. 영국의 광우병 사태도 바로 이런 비정상적인 사료에서 출발했습니다. 한 마리의 소에서 시작된 이상 단백질(프리온)은 수많은 동물에게 전파되었고, 결국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되었습니다.

셋째, 가축 사육 환경의 변화입니다. 고온 다습한 환경은 사육장 내부의 위생 상태를 악화시키고, 환기 문제, 스트레스, 면역력 저하 등으로 이어지게 되죠. 이러한 상황은 광우병뿐 아니라 구제역, 조류독감 등 다른 질병에도 매우 취약한 구조입니다.

한마디로 기후변화는 단순한 온도 문제가 아니라, 축산업 전반의 구조를 뒤흔드는 변수가 되고 있는 셈입니다.

먹거리 안전의 경고등, 우리는 무엇을 바꿔야 할까

광우병은 단순히 과거의 공포로 남겨두기에는 너무나 중요한 상징입니다. 그만큼 인간이 먹거리에서 저지른 실수와, 그것이 얼마나 빠르게 대중에게 돌아오는지를 잘 보여주었죠. 그런데 지금 우리는 그때보다 훨씬 더 복잡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국제 사료 수급, 생물 다양성 파괴, 유전적 교배와 대량 사육 시스템 등 모든 요소가 얽히고설킨 상황이죠.

이제는 국가 차원에서 축산업의 위생 구조뿐만 아니라, 먹거리 안전과 기후 정책을 동시에 설계해야 할 시점입니다. 예를 들어, 무분별한 육류 소비를 줄이고, 지속 가능한 축산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윤리적 소비’나 ‘로컬푸드’ 같은 개념이 주목받는 이유도 이런 변화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또한, 소비자 개개인의 선택도 중요합니다. 우리가 어떤 제품을 선택하고, 어디서 구매하느냐에 따라 시장은 움직이게 되니까요. 정부는 정책을 만들고, 기업은 방향을 잡으며, 소비자는 목소리를 내는 이 삼박자가 맞아야 변화가 시작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언젠가 생길 수 있는 위기’가 아니라, 이미 진행 중인 문제를 어떻게 마주할 것인가에 대한 시기입니다. 광우병이라는 단어가 다시 뉴스에 나왔을 때, 우리는 단지 무서워하거나 불안해하는 걸 넘어서 그 이면의 구조를 살펴보고, ‘나는 어떤 선택을 하고 있나’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