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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도 폭염이 찾아온다 – 해양 열파의 경고

by 머니생활IN 2025. 7. 25.

바다에도 폭염이 찾아온다 – 해양 열파의 경고
바다에도 폭염이 찾아온다 – 해양 열파의 경고

최근 몇 년간 여름이 더워도 너무 덥다고 느껴지셨죠? 그런데 이 폭염이 육지에만 영향을 주는 게 아닙니다. 바닷속에도 ‘폭염’이 존재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바로 ‘해양 열파’라는 현상입니다. 육지의 기온처럼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건데, 이게 잠깐이 아니라 몇 주에서 몇 달씩 이어지기도 하죠.

해양 열파는 단순한 기후 현상이 아니라, 바다 생태계 전체를 뒤흔들 수 있는 위험 신호입니다. 이 현상이 반복되고 장기화되면서, 어업과 식량, 해양 관광, 해양 생물 다양성까지 아주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지구의 70%를 차지하는 바다에서 벌어지는 일이니,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닌 셈이죠.

해양 열파는 어떻게 생기고, 왜 급증하고 있을까?

해양 열파는 기본적으로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몇 도 이상 높게 유지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보통 해양 열파는 자연적인 기후 변화인 엘니뇨나 기압 배치 변화 등으로도 나타날 수 있지만, 최근에는 인간 활동이 큰 원인으로 꼽힙니다. 대표적으로는 온실가스 배출 증가로 인한 지구온난화죠.

기후 변화로 인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계속 높아지고 있고, 그 결과 지구 평균 기온도 꾸준히 오르고 있습니다. 이때 지구가 받은 열의 약 90%는 바다가 흡수합니다. 결국 바다는 점점 더 많은 열을 머금게 되고, 평소보다 훨씬 높은 수온이 길게 이어지면 해양 열파가 생기는 겁니다.

2023년에는 지중해 수온이 평균보다 5도 이상 높아지는 해양 열파가 발생했고, 북대서양에서는 사상 최악의 고수온 현상이 관측됐습니다. 한국 주변 해역도 예외는 아니어서, 제주 해역에서는 고수온 특보가 자주 발령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단순히 해수욕장 수온이 올라가는 문제가 아니라, 바다 생태계 전반을 변화시키는 아주 큰 변수입니다.

바다가 더워지면 생물들은 어떻게 반응할까?

우리가 더우면 시원한 곳을 찾아가거나, 에어컨을 틀 수 있지만 바다 생물들은 선택지가 별로 없습니다. 수온이 올라가면 제일 먼저 영향을 받는 건 바로 산호입니다. 산호는 일정 온도 이상이 되면 공생하던 조류를 잃고 하얗게 죽어가는데, 이걸 산호 백화 현상이라고 하죠. 2023년에는 세계 여러 해역에서 대규모 산호 백화가 보고됐고, 특히 호주의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는 역대 최악 수준의 피해를 입었습니다.

산호가 죽으면 그 산호를 터전 삼아 살아가던 물고기들도 갈 곳을 잃게 됩니다. 먹이 사슬이 무너지고, 특정 어종은 서식지를 옮기거나 아예 개체 수가 줄어듭니다. 실제로 최근 남해안에서는 예전에 없던 열대성 어종이 출몰하고 있고, 반대로 예전부터 잡히던 고등어나 명태 같은 어종은 점점 보기 어려워지고 있죠.

해양 열파는 양식업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수온이 높아지면 양식장에서는 물고기 폐사가 급증하고, 질병도 늘어납니다. 2022년과 2023년 여름, 국내 일부 양식장에서는 넙치, 전복 등이 고온 스트레스로 인해 대량 폐사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피해 규모는 수백억 원에 달했죠.

우리가 바다를 위해 할 수 있는 일들

그렇다면 이런 해양 열파를 막기 위해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뭘까요? 일단 큰 그림에서는 역시 온실가스 감축이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입니다. 산업계뿐만 아니라 개인 차원에서도 에너지 절약, 플라스틱 줄이기, 대중교통 이용 등 실천할 수 있는 게 많습니다. 바다가 더워지는 걸 막기 위해서는 결국 우리가 지구에 남기는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수밖에 없습니다.

또 하나는 정책적인 관심과 감시 시스템 강화입니다. 해양수산부는 현재 해양 열파 예보 시스템을 운영 중인데, 이걸 더 고도화해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해양 생물 보호구역을 확대하거나, 민감한 지역의 어업 활동을 조절하는 정책도 필요하죠.

시민 단체나 지역 주민이 함께 해양 생태계 감시 활동에 참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최근에는 드론과 IoT 기술을 활용해 수온 변화나 산호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시도도 늘고 있습니다. 누구나 바다를 감시하고 보호하는 주체가 될 수 있는 시대인 셈입니다.


바다는 단순히 풍경이 예쁜 관광지가 아니라, 지구 생명체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생태계입니다. 바다가 더워지면 그 여파는 육지에도, 우리 삶에도 닿게 되어 있습니다. 해양 열파라는 낯선 단어 뒤에 숨은 위기 신호들을 외면하지 말고,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한 번쯤 진지하게 생각해볼 때입니다.
이런 변화는 남의 나라 일이 아니라 바로 우리의 일이라는 점, 잊지 말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