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전기를 보낸다고?
우주 태양광 발전이란 개념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전기의 대부분은 지구 안에서 만들어집니다. 태양광, 풍력, 원자력, 석탄 등 다양한 방식이 있죠. 그런데, 만약 전기를 우주에서 만들어서 지구로 보낼 수 있다면 어떨까요? SF 영화 속 이야기 같지만, 이게 실제로 연구되고 있는 기술입니다.
‘우주 태양광 발전(SBSP, Space-Based Solar Power)’이라고 불리는 개념인데요, 말 그대로 인공위성이나 우주 구조물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서 전기를 생산한 뒤, 이 전기를 마이크로파나 레이저로 변환해서 지구로 보내는 방식입니다.
지구보다 태양빛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우주 공간의 특성을 활용하는 거죠. 지구에서는 밤이 되거나 날씨가 흐리면 발전량이 떨어지지만, 우주는 24시간 내내 태양빛이 쏟아지니까요.
게다가 대기층도 없어서 에너지 손실이 훨씬 적습니다. 이론상으로는 같은 면적의 태양광 패널이라도, 우주에 설치된 것이 지상보다 8~10배가량 더 많은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처음 이 개념이 등장한 건 꽤 오래전입니다. 1968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 기술자인 피터 글레이저가 제안한 아이디어가 그 시작이었죠. 그땐 기술적 한계로 실현이 어려웠지만, 최근 들어 로켓 발사 비용이 내려가고, 무선 전력 전송 기술도 점점 정교해지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누가 먼저 시작했나? 세계 주요국의 경쟁
이 기술에 가장 적극적인 국가는 중국입니다. 2022년 중국은 ‘우주 태양광 발전소’를 2035년까지 상용화하겠다고 공식 선언했어요. 2028년에는 우주에서 마이크로파 형태로 에너지를 지상으로 전송하는 실험을 목표로 잡고 있고요. 벌써 몇 년 전부터 지상 실험 장비를 설치해서 단계별로 기술을 축적하고 있는 중입니다.
일본도 이 분야에 굉장히 적극적입니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오래전부터 SBSP 연구를 해왔고, 2030년까지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특히 태풍, 지진, 쓰나미 등 자연재해가 많은 나라라서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원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 기술에 큰 기대를 걸고 있어요.
미국 역시 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공대(Caltech)는 2023년 1월, 태양광 패널과 무선 전력 전송 장비를 탑재한 SBSP 실험 위성(MAPLE)을 실제로 우주에 쏘아 올렸습니다. 지상 수신장치에 소량의 전력을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는 발표도 있었죠. 그만큼 상용화 가능성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 밖에 유럽 우주국(ESA), 인도, 한국 등도 연구를 이어가고 있고요. 우리나라 역시 KAIST,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을 중심으로 관련 기술 개발이 추진 중입니다. 세계 각국이 경쟁하듯 SBSP 분야에 뛰어드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우주에서 에너지를 받는 나라’는 미래의 에너지 주도권을 쥐게 되니까요.
기술적 과제와 미래 전망
물론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무선 전력 전송이에요. 위성에서 생산한 전기를 지상까지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전송하려면 마이크로파나 레이저를 이용해야 하는데, 이걸 정확하게 지상 수신기로 보내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거든요. 조금만 빗나가도 다른 지역에 영향을 줄 수 있고, 만약 인체에 영향을 준다면 안전성 논란도 클 수밖에 없습니다.
또 하나는 우주 인프라 구축 비용이에요. 태양광 패널을 우주 궤도에 올리고, 구조물을 조립하고, 수십 년간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생각보다 훨씬 많은 기술과 비용이 들어갑니다. 게다가 현재는 위성을 지구로부터 수백 킬로미터 위 궤도에만 쏘아올리고 있지만, 이 발전소는 더 높은 정지궤도(약 36,000km)에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발사 비용이 꽤 높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스페이스X나 블루오리진 같은 민간 우주기업들이 발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있어서, 과거보다 실현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예전엔 꿈처럼 여겨졌던 기술들이 하나둘 실현되고 있는 것도 그런 배경이죠.
앞으로 우주 태양광 발전이 상용화된다면, 우리는 밤에도 태양광 전기를 쓸 수 있게 되고, 사막이나 오지 같은 지역에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 거예요. 전기 부족으로 고통받는 지역이나 재난 상황에서도 큰 도움이 될 수 있고요.
더 나아가서는 달이나 화성 같은 다른 행성에서 전기를 공급받는 것도 가능한 세상이 될지도 모릅니다.
우주 태양광 발전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에너지 주권의 문제로도 연결됩니다. 앞으로 10~20년 안에 누가 이 기술을 먼저 상용화하느냐에 따라, 글로벌 에너지 지도 자체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어요. 아직은 실험 단계지만, 지금의 기술 발전 속도를 보면 이른 시일 안에 현실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 분야는 정말 지켜볼 만한 가치가 있는 미래 산업입니다.